멍하이 일기 62. 차맛의 지역적 특성

멍하이일기 2017.11.05 18:06 Posted by 석우(石愚)

포랑산 지역 차산지

 

멍하이 일기는 다양한 분들이 읽는 글이라서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쓰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가끔 차를 전공하는 교수님들이나 전문가들의 질문을 받을 때는 따로 메일로 답변 드리곤 합니다. 이번에 올린 멍하이 일기 58에서 위조와 유념의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서 다소 복잡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들 드려 볼까합니다.

 

질문하신 것 중에 보이차에서 다소 강렬하고 자극적인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혹자가 이야기하는 농약 문제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품종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고수차들 중에 단맛이 좋은 지역은 이우 쪽의 차들과 징마이, 빙다오, 시꾸이, 나카 등이 있습니다. 대체로 고급차들은 단맛이 풍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쓴맛이 강열한 지역은 크게 뿌랑샨의 라오만어-신반장-파량으로 이어지는 라인과 따멍롱-미엔디엔 쪽으로 이어지는 라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떫은맛은 뿌랑샨의 허카이 지역에서 거랑허의 파샤로 이어지는 라인 그리고 멍송 지역의 허지엔, 바오탕, 멍번 등의 차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수차들은 대체로 떫은맛이 많은 편이고 맹하거나 오히려 자극적이란 느낌도 있습니다. 고수차도 강열한 맛이 있지만 마치 약이 캡슐에 들어 있듯이 동그라미 안에 쓴맛과 단맛 떫은맛이 들어 있어서 자극적이지 않고 술술 잘 넘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위조와 유념의 문제로 조금 더 자극적인 쓴맛과 떫은맛이 돌출하기도 합니다.

 

유념이 강한 차를 우리면 찻잎 표면의 파괴가 많아서 처음부터 찻잎속의 물질이 많이 우려져 나옵니다. 탕색은 약간 혼탁하지만 구감은 풍부하며 강열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만든 차는 그해에 먹기엔 밀도가 높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보관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맛이 뚝 끊어지는 듯한 단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봄차철에 찻잎이 한꺼번에 생산되다보면 위조를 하지 않고 바로 살청을 하는 차농들도 있습니다.

 

살청시간도 솥 온도를 높여서 10~20분 만에 끝내고 유념도 기계 유념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념은 오히려 손으로 대충하는 것보다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조와 살청은 아직까지는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날씨와 찻잎의 상태를 즉시에 감지하고 대처하기엔 기계의 힘으론 어렵습니다. 위조와 살청도 기계의 힘을 빌리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현재 소수차들은 모든 과정을 기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차들은 대체로 맛이 거칠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위조나 유념의 문제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강열한 맛이 나는 경우는 일단 당장 먹기보다는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념이 과하여 찻잎의 내 물질이 과다하게 우려져 나오는 경우라면 외부의 영향을 적게 받는 밀봉 보관법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차를 비닐 랩 등으로 완전히 감싸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도 2013년에 다시 쓰는 보이차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양중위에라는 중국의 보이차 연구가가 줄 곳 주장하는 방법인데 보이차의 발효를 외부환경의 작용을 완전히 차단하고 찻잎 자체가 지니고 있는 효소에 의한 발효만으로 한정할 때 가장 좋은 보이차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차를 이렇게 보관할 수는 없겠지만 한편으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다만 품종 자체의 원인으로 강열 한 맛이 있는 것이라면 따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취향에 따라 즐기면 그만이지요. 애초에 생산할 때 이런 모든 부분을 머릿속에 그려 두어야 훗날의 명차를 기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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