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적천목이 아닌 고려 흑유다완

최근 3주에 걸쳐서 매주 점촌에 내려가서 점촌과 문경지역의 전통 장작가마의 구조에 대한 연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였다. 그 곳에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실측을 하면서 지난 2004년 <사기장이야기>를 발표하기전의 가마 구조와 조금씩 달라진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변화는 사기장들이 그만큼 연구를 한다는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2004년 부터는 문경지역의 차도구에서는 큰 변화를 찾아 볼 수 없었으며 답습의 연속에서 정체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 전통 흑유다완을 만들고 연구하는 사기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목다완이 아니라 천목이 완성되기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무광택에 가까운 한국의 고려흑유는 유적천목과 같이 광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질감이 투박하며 소성후 유약의 변화가 감칠 맛이 나는 것이다. 철분이 많은 분청소지로 만든 이 흑유 다완은 현재로서은 다완으로서의 성형은 미흡한 점이 있지만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온 것 중 하나인 흑유를 소재로한 찻그릇의 개발은 정체되어 가는 지역에서 활역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사기장이 만들어 놓은 여러 점을 보면 중국의 천목 다완과 비슷한 형태는 한 눈에 의도된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 것이 아니다 하는 것이 보였다. 현재 흑유로 만들어진 결과를 보면 우리 나라의 다완 형태(웅천에서 만들어진 다완)로 보이는 것에 오히려 더 정감이 갔다. 이렇게 만들어 진 것을 보면 사토질이 많은 흙으로 설익어 나온 다완을 무조건 이도다완이라고 흉내내어 만들진 것을 보다가 찻그릇의 변화와 전통을 볼 수 있는 사기장을 만났을 때 장작 가마를 조사하는 과정의 힘들고 어려운 마음에 위로가 되고 흥이 났다. 그것은 분명히 끊어졌던 전통이었다. 그런데 문경 땅 안에 숨쉬며 싹이 돋아 나고 있었다. 진정 그칠 줄 모르는 우리의 예맥을 또 한번 확인했다. - 2007년 7월 19일 석우.

  3주간 조사한 장작가마는 문경요 포암요 갈평요 황담요 월봉요 가은요 부광요 고려천목요 주월요 묵심요 백두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