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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72. 선쩐차박람회를 마치며

멍하이일기 2017.12.21 01:05 Posted by 석우(石愚)

한국에서 온 김태연 박천현 회장 부부 방문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닷새가 전쟁같이 지나갔습니다. 매번 그래왔지만 시작할 때의 부푼 기대감은 간곳없고 허탈한 마음으로 짐정리를 돕습니다. 직원들은 자꾸만 않아서 쉬라고 하지만 쉬는 것이 더 불편합니다. 눈에 보이는 별다른 성과도 없이 닷새 동안 고생만하고 또다시 먼길을 가야하는 직원들 생각을 하면 뭐라도 조금 도와주고 싶습니다.

 

어떨 땐 정말 야속하기도 합니다. 정식하게 열심히 만들었고 직원들 또한 사장인 내가 보기에도 하나같이 솔선수범하며 눈물겹게 노력하는데, 전시장을 오가며 들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대충대충입니다. 차에는 관심 없고 여직원하고 말장난만 즐기는 사람, 자기 집에 금송아지 열두마리 쯤 있는지 최고 비싼차만 종류별로 시음하고 제고가 없다는 품목만 열 박스씩 달라고 큰소리치는 사람, 당 간부쯤 되는지 비서들 주렁주렁 달고 와서 공짜 선물만 바라는 사람, 포장까지 다 해놓고 더 깎아주지 않는다고 성질내며 가는 사람,

 

오운산고차 부스

 

이산 저산 자기가 아는 차산 다 이야기하며 너는 가봤냐며 기죽이려하는 사람(물론 저는 당연히 다녀왔습니다...) 할 수없이 그 마을에 사는 누구누구를 아느냐며 확인하고, 그 마을 차의 특징이 무엇이며 무슨 족이 살며 토질이 어떠하고, 고수차 일년 생산량이 어느 정도이며 봄차 가을차 생옆 가격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어봐야 꼬리를 내립니다.

 

비싼 비용을 투자하여 설계한 오운산 부스가 마감시간이 되어 인부들에게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과히 즐거운 일은 아닙니다. 수천개의 전시부스가 일주일 만에 만들어지고 부서지는 일들을 일년내내 반복하는 곳이 박람회장입니다. 오운산도 이번엔 여섯칸으로 제법 규모를 갖추어 참가 했습니다만 1020칸 이상으로 참가하는 업체들도 여러 곳 있습니다.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는 글씨를 크게 눈에 뜨이는 곳에 걸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오운산 차로 기억하기보다는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로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차를 마시면서 각자 한국과의 인연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가 아는 한국인도 윈난에서 차업을 하고 있는데 차가 괜찮다며 비교적 평판이 좋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더불어 오운산도 언젠가는 꼭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하고 다른 한국분이 만든 차도 계속 애용해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기념사진

 

이번 박람회는 칠월의 쿤밍박람회와는 확실히 공기가 달라진 느낌입니다. 또다시 이상한 놈들이 와서 노골적으로 사드문제 등을 제기하면 따끔하게 야단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 웬걸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네요...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변한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논리적으로 들어가면 이번 사드 문제로 인한 중국의 일련의 대처는 아주 미숙했고 한국으로서도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차제에 앞으로는 다시는 이러한 문제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공항근처의 식당에서 모든 직원들이 모여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상하이에서 온 강이, 쿤밍에서 온 친종, 멍하이에서 온 도부장과 위샹, 광조우의 명이와 아리엔, 아픈 몸을 이끌고 온 아내까지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호텔로 돌아와 내일 모래 다시 멍하이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짐정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술잔 앞에 홀로 앉으면 때론 이유 없이 눈물이 납니다. 부풀었던 기대는 무엇이고 이제 와서 이렇듯 허탈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박람회에서도 기억할 만한 몇 몇 분들을 만났지만 세상에 좋은 차 만들기도 어렵지만 좋은 차인 만나기도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한국에서 석가명차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차인들의 정성이 눈물겹도록 고맙기도 합니다. 이분들의 성의를 봐서라도 아무리 어려워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한계단 한계단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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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연담(石愚硯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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