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문화를 기록하는 프로세스인가?

[동방미인(백호오룡) 4종류(문산. 목책, 신죽, 묘율) 품평]

한국의 찻자리 원고 작업은 2009년 12월 30일까지 8년간의 작업이었다. 이 원고를 몇 번이고 다시 편집하는 과정을 거쳤다. 앞으로 한 달간 편집 작업을 새로 하려고 한다. 그동안 구성도 많이 바뀌었으며, 한국인의 사실적인 찻자리 문제에서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일도 생겼다. 최근 3일간 지방을 다니면서 새로운 찻자리를 만난 것과 중복된 자리지만 다양한 내용을 접한 것도 있다.

창원 삼소방에서는 주변 지인들과 정기적으로 모여서 마시는 찻자리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진주에서 이원삼 선생님도 오셨다. 내가 창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그들만의 찻자리는 진행되고 있었다.

삼소방 부부가 지난주 대만에서 가져온 차 가운데 목책철관음 두 종류를 비교해서 마셨고, 동방미인(백호오룡) 4종류를 비교 품평하는 시간이 있었다. 동방미인을 산지별로 구분한 것을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죽현에서 생산된 동방미인을 많이 선호한 편이었는데 이 날은 네군데 산지 것을 한 번에 비교하는 시간이었다.

참여한 사람들은 두번째 차인 목책에서 생산된 차의 향기와 맛을 공통적으로 좋다고 하는 평이다. 세번째 차는 신죽현 차의 향기와 모양은 가졌지만 다른 차와 비교되는 향기와 맛을 남겼다. 묘율에서 생산되었다고 하는 차는 다른 차와는 달리 엽저에서 푸른 부분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또 다른 맛이다. 이렇게 네가지 차를 접하면 사람마다의 기호에 따른 품평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산지별 비교 평가는 그 등급이 동일 수준일 때 차를 음미하는 사람들의 기호도를 주관적이만 객관화 시킬 수 있는 부분으로 그 점에서는 문산 지역에서 생산된 차는 다른 것과 비교하는 자리에서는 함량미달인 차였다. 이런 경우 4가지를 품평하기 보다는 문산에서 생산된 차를 제외한 3가지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대만에서 차를 구입하면서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런 일도 가능했다고 본다. 삼소방 방식의 품평을 마치고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은 즉석에서 주문을 하기도 하였다. 이런 모습들은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으로 지방에서 차를 즐기는 분들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차 맛을 두 번 보기 위해서 3분간의 시간을 두고 우려내었다.

[부산 차생원 화롯 불]

다음 날 부산 차생원에 갔다. 추운 날씨였는데 서정향 선생님이 운영하는 이 곳은 겨울이면 반드시 숯 불을 피운다. 전기난로도 있지만 숯 불이 주는 온기는 훈훈하며 포근함을 느낀다. 화로와 탕관이 작년과는 다른 것 같다.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직원은 두 군데 화로에 불을 피우고, 우리나라 황차를 표일배를 이용하여 유리 숙우에 차를 담아 찻잔과 함께 준비해 주었다. 부산 차생원에 방문한 이유는 선생님의 바루공양 다법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촬영을 마치고 바루공양 다법에 대한 이론을 준비해 주었다.

그동안 이론과 실기가 충분히 준비된 내용으로 촬영과 동시에 한 번에 모든 것을 마칠 수 있었다.  말차를 한 잔 마시고 식사 후에 삼인행에 들렀다가 목책철관음(木柵鐵觀音)을 대전에서 오셨다는 비구니 스님과 함께 마셨다.

[소화방 찻집 내무]

나 혼자 소화방(素花房)에 찾아 갔다. 소화방은 부산에서 역사가 깊은 곳으로 1984년에 만들었다. 오랫동안 강수길 씨가 주인이었고, 최근에 안태호씨를 거쳐 현재는 안OO 씨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곳에는 박정상 선생님과 도일스님, 나와 셋이서 식사 후에 함께 다녀간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옛날 생각을 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각진 탁자가 아주 단아하게 보였다.

[소화방에서 세작을 주문하면 나오는 다기]

인은 보이지 않았고, 아르바이트생과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나는 주방이 바로 보이는 쪽이면서 “素花房”이라는 현판을 뒤로 하고 앉았다. 메뉴판에는 녹차 메뉴가 앞쪽에 있는데, 우전 6,000원 세작 5,000원이다. 세작을 주문하고 주방 쪽을 보면서 아르바이트생이 다관을 미리 예열하는 준비 과정을 보게 되었다. 주인으로부터 참 교육을 잘 받은 모습이다. 오랜만에 녹차를 따뜻하게 한 잔 마시고 나왔다. 주인은 한 시간 뒤에 도착한다고 해서 다음에 인연되면 만나겠지 하고 나왔다.

[용정다원]

광복동 거리를 조금 거닐면서 용두산 공원 입구에 있는 용정다원에 갔다. 지나번 삼인행에서 소개하여 같이 방문한 곳으로 찻자리 책을 마무리하면서 한 번더 가보고 싶었다. 지나번에는 목책철관음 특등을 대접받았다. 그때는 마침 무이산에서 암차를 가지고 왔다는 오군이다녀간 곳으로 그때 가져온 육계와 백계관을 마신 기억이 난다. 용정다원 주인은 저번에 오셨을 때는 마침 목책철관음 특등이 한 통 있어서 마셨는데 이젠 그 차는 없고 두등만 있다고 하시면서 차를 내어주었다.

최근에 본 주변의 찻집 가운데서는 가장 잘되는 집으로 보인다. 뒤 따라오는 일본 손님 8명이 옆 테이블에 앉았다. 구기자와 대추차, 녹차를 주문한다. 2층으로 바로 올라가는 손님도 있다. 오후 4시 30분 아르바이트 학생 3명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용정다원 전영옥 선생님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차문화를 기록하는 프로세스다. 움직이면서 더 많은 것으로 보고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젠 지금과 같은 우리 시대 찻자리에 대한 기록은 접어둔다. 티웰 출판 일에 정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