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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43. 미얀마2 만파 마을의 차

멍하이일기 2017.07.27 22:03 Posted by 석우(石愚)

미얀마 국경검문소를 통과하고 오분 정도 달리면 만파이(曼派)라는 미얀마 첫 번째 마을에 도착합니다. 포랑족 마을인데 300여 가구의 비교적 큰 마을입니다. 산골이지만 사방이 탁 트인 분지형태의 마을이고 길옆으로 올망졸망 올라간 계단식 논에 진녹색 벼들이 장맛비로 넘치는 물에 찰랑이고 있습니다.

 

집들이 한국의 농촌 주택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래도 아늑하고 정겨운 풍경입니다. 특이하게도 마을 입구 좌측엔 절이 있고 오른쪽에는 교회가 있습니다. 중국은 아직도 공식적으로 포교가 금지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거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나 마찬가지입니다만 정치체계는 사회주의 형태이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는 종교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에 설립된 교회, 성당, 사찰에서 성직자들이 활동하는 것 까지 강제로 막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국에도 의외로 많은 사찰 등 종교시설이 남아있고 종교시설 내부에서 예배나 예불도 올리고 있습니다. 윈난성에도 한국의 많은 선교사들이 들어와서 포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스님이 들어와서 절을 짓거나 포교 활동을 한다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종교적 특색이 포교 활동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얀마 국경마을에 절과 교회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보니 한편 신기하기도 하고 중국인의 신앙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이곳 멍하이는 주로 소승불교로 각자의 수련을 통해 개인의 행복과 해탈을 추구합니다. 타이족 마을엔 한국과는 건축형태가 다르지만 거의 모두 절이 있습니다.

 

옛날엔 교육 문화 등 공동체 생활의 모든 의사 결정을 스님이 했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태어나면 절에서 이름을 지어주고 장례 절차도 절에서 주관하곤 합니다. 현제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각종 기념일 등에서 생활 깊숙이 배여 있는 그들의 신앙관을 봅니다. 잠시 종교 이야기로 흘렀네요. 종교 이야기는 너무 오래하면 머리 아픕니다...저는 소싯적에 이집 저집 다 둘러봤는데 아직도 도통 모르겠고 어느 종교 할 것 없이 자기 팔 자기가 열심히 흔들고 좋은 일 하면서 살다 죽으면 사후가 허전하지만은 아닐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차산을 안내할 젊은 부부의 친구 집으로 들어가 잠시 비를 피하면서 내온 차들을 마십니다. 시기적으로 맛있는 차가 나올 시기가 아니고 좋은 봄차는 대부분 판매하고 없어서 차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기독교 집안이라서 그런지 벽에 걸려 있는 예수님이 처량하다는 듯 저를 봅니다. 저도 잠시 이 먼 곳에 누추하게 걸려있는 그를 처량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산 정상 부근에 좋은 차밭이 있는데 빗길이라 차는 오르기 힘들다고 합니다. 운전 잘한다고 자랑해도 막무가내 지금은 탱크도 오르기 어렵답니다...

 

빗길을 뚫고 국경까지 넘어 왔는데 차밭도 못보고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정 안되면 걸어서 가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비는 그치고 잠시 우중에 골치 아픈 놈 만났다는 듯 이리저리 궁리를 하더니 그럼 산꼭대기 마을에 부탁해서 오토바이를 내려오게 하겠답니다. 중간에 하천이 있어서 여기서는 타고 갈수 없고 조금만 걸어가서 교각 없는 하천을 맨발로 건너서 기다리면 된답니다. 오케이! 갈 수만 있다면 그까짓 하천이야 바지가랭이 동동 걷어 올리고 건너면 그뿐입니다.

 

도부장, 젊은 부부 둘, 저까지 일행이 네 명이라 오토바이 넉대가 흙탕길을 내려왔습니다. 별달린 미얀마 군복을 입고 온 전사가? 저희를 뒷자리에 태우고 마치 특수 공작을 하듯이 흙탕길을 오릅니다. 어찌나 짜릿 쩌릿한지 이 나이에 더구나 남자인 제가 젊은 총각 허리를 사정없이 끓어 안습니다. 중간쯤 올랐을까?

 

오토바이가 흙에 파묻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질 않습니다. 졸지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하고 걸어서 산을 오릅니다. 태산이라도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만 참 힘듭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디엔(曼点)이라 불리는 산꼭대기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웬걸 대부분 소수차입니다. 고수차가 있는 곳을 물어 찾아가 보았더니 고작 서너 그루 수령 일 이백년 전후의 깡마른 나무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다른데도 몇 그루 더 있다고 보러 가자는 걸 간곡히 만류하고, 차 맛은 보나마나, 그래도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입니다. 바로 하산입니다. 오토바이 기사는 아직도 헤매고 있는지 멀리서 웽웽거리는 소리만 들리고 또다시 걸어서 하산입니다.

 

미끄러운 흙길에 내리막이니 하체가 달달 떨립니다. 무릎도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내려오는 중간에 입이 남산만한 오토바이 기사를 만났는데 도부장이 눈치 없이 다시 아래 하천까지 태워줄 수 없겠냐고 물어봅니다. 자기는 괜찮은데 우리 사장님 연로하셔서 힘들다고 쓸 때없이 챙깁니다...

 

나리나리한국말로 어데요! 어데요! 괜찮습니다. 라는 뜻입니다. 손사래를 치며 제가 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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