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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52, 아! 쿤루산

멍하이일기 2017.08.11 21:52 Posted by 석우(石愚)

차왕수

 

언뜻 보아도 노반장 차왕수보다 굵고 큰 나무가 수 십 그루 보입니다. 제가 그동안 어림잡아 이백여 군데의 차산을 다녔지만 이렇게 큰 차나무들이 한자리에 있는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야! 잠시 탄성을 지르고 고차수 숲으로 들어갑니다.

 

쿤루산(困鹿山)은 푸얼시(普洱市) 닝얼현(寧洱縣) 펑양샹(鳳陽鄕) 콴홍춘(寬宏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콴홍춘도 써라고 부르는 8개의 조그마한 마을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족(彝族)이 처음 이곳에 터를 잡았고 지금은 이족, 하니족, 한족이 비슷한 비율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황지아짜이(皇家寨)에 고수차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청나라 때 공차로 황실에 납품되었다는데, 봄차 철엔 관에서 병사를 파견하여 감시 감독하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차나무의 자라는 속도는 지역의 토양환경과 위치 나무의 수종에 따라 각기 다릅니다.

 

이곳의 차나무 수령을 물으니 대충 400년 이상이라고만 답합니다. 제가 그동안 보아왔던 천년고수들보다도 훨씬 크고 굵어 보이는데도 딱 보면 안다는 뜻일까요! 다른 곳처럼 수령 뻥튀기 같은 게 없습니다. 사실 차나무의 수령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수로 지정된 샹주칭차왕수처럼 공인기관에서 수령을 측정하지 않은 이상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지역을 가보면 정확히 300650년 등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럼 몇월 며칠 몇시 몇분에 심었냐고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노반장 차왕수도 2008년 즈음엔 800년 정도로 이야기 하더니 어느새 천년이 되고 올해 차왕수 경매에서는 1200년으로 소개되었습니다. 10년도 안되어서 400살이 늘어나 버렸는데 유명해지면 빨리 늙나요...

 

오솔길 사이로 전설처럼 이어진 천년고차수 숲길을 거니는 감흥을 어떻게 표현 할까요! 저는 차를 만드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런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차 숲 중간쯤에 이 지역의 차왕수로 모시고 있는 차나무 아래 잠시 머리를 숙입니다.

 

천년의 역사 속에 차로인하여 명멸해간 수많은 사람들과 차농들의 수고로움에 대하여 잠시 생각합니다. 비수기라서 사람들의 발길이 없어서 향을 사르는 곳이 잡풀들로 무성이 덥혔습니다. 청소 삼아서 풀을 뽑고 근처의 쓰레기들을 정리하는데 도부장이랑 젊은 친구가 자꾸 말립니다.

 

괜찮아! 놔 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소엽종, 중엽종, 대엽종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특히 이무 의방 쪽에 많이 자라고 있는 흔히 찻잎 모양이 고양이 귀처럼 작다고 해서 마오얼두어’(猫耳朵)라고 부르는 특소엽종들도 눈에 뜨입니다. 봄차 가격을 물어보니 생잎이 1kg5000위안이랍니다.

 

생엽 4.3kg정도를 가공하면 모차 1kg이 생산되는데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kg400만원 가까운 금액입니다. 다소 절망스러운 가격입니다만 일년 생산량이 1톤밖에 안되고 역사적으로 공차로 바쳐질 만큼 유명한 지역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녹차, 오룡차 등의 최고급 차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걸로 위로삼곤 합니다.

 

젊은 친구 집으로 내려와서 올해 차들을 시음합니다.

야생차, 홍차, 소수차, 대수차, 고수차, 봄차, 여름차 등을 차례대로 시음합니다.

먼저 야생차는 쿤루산근처에 대규모의 야생차 군락이 있는데 봄에 직접 가서 채엽해서 만들었답니다. 쓴맛이 강열합니다.

 

이런 차는 많이 마시면 배탈 납니다. 야생차들 중에서는 약간의 독성이 있는 것도 있어서 마실 때 조심해야 됩니다. 홍차를 마십니다. 여름차로 만들어서 그런지 맛이 연하고 약간의 단맛이 있습니다. 소수, 대수, 고수를 순서대로 마시는데 맛 차이가 확연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정도로 크지는 않은데 이 지역에서 차를 분류하는 방법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수차는 50년 이하의 유성생식 즉 차 씨를 심어서 고수차밭 근처에서 키운 차를 말하고 대수차는 100년 전후의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차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소수차는 새로 개발된 운항계열의 개량종 품종으로 만든 차를 뜻하고 대수차를 키가 크다는 의미인 까오토오’(高頭) 라고 부르는데, 차나무 수령이 50~100년 정도의 차를 말합니다. 고수차는 200년 전후의 차들과 400년 이상의 차들을 따로 분류합니다. 지역마다 차를 분류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맛으로 구분하게 되면 이런저런 이름에 현혹되지 않는데 처음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현제 이곳에는 376그루의 400년 이상 된 고수차가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쿤루산의 보물을 마십니다.

 

차실로 만들어 놓은 정자의 이름이 추록대(追鹿臺)입니다. 사슴을 좇는 전망대라고 할까요? 해발 1650고지의 탁 트인 정자에서 굽이치는 산줄기를 바라보며 음미하는 차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개개인의 입맛을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동안 마신 고수차 중에서는 감히 최고의 맛이라고 할 만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1kg은 사서 이 향을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노반장의 단맛을 함유한 떫고 쓴맛과 빙도의 우아하면서 맑은 단맛, 이무의 부드럽고 유장한 맛까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이차는 모두 판매되고 없습니다...

 

열감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머리카락이 땀방울로 촉촉이 젖습니다. 회감과 회운이 호흡을 타고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고수차는 없고 약간은 아쉬운 맛이지만 비견할만한 까오토오차를 1kg 80만원에 구입했습니다. 820일 귀국예정인데, 멍하이 일기 애독자 분들께는 저희 가게로 오시면 제가 직접 우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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