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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04 멍하이 일기 12. 등티아오(藤條)차의 대표산지 사꾸이 (1)

란창강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

 

멍하이 일기 12(린창 여행기 둘째날)

 

어제 차왕수를 직접 만질 수는 없었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차농 집에서 작년에 생산된 고수차와 야생차들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마침 우리가 방문한 날이 올해 첫차를 수확하는 날이라서 동네잔치를 벌였습니다. 저녁 식사까지 대접받고 옥상에 올라가 가장 가까이에서 차왕수를 촬영할 수도 있었습니다.

 

차맛은 약간 단조로운 편이지만 맑고 깊은 여운이 느껴졌습니다. 마을 주변에 정부에서 표식을 달아놓은 천년이상의 차나무만 2000여 그루가 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2015년 차왕수 경매 가격이 1kg6억이었다고 하니 35kg이 생산된다고 가정하면 도대체...

 

물론 홍보를 겸한 경매라는 특수 상황에 기인하겠지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반적인 천년 고수차 가격은 1kg150만원이고 섞여 있는 차들은 30만원 소수차는 10만원정도입니다.(저희 같은 업자는 절대로 이 가격에 구입하지 않습니다. 다만 참고만 하시라고...)

 

둘째날 저희는 윈시엔(云玄)을 출발하여 차팡(茶房) - 따차오샨(大朝山) - 방동(邦東) - 시꾸이(昔歸)까지 산길로 약 세시간을 달려갔습니다. 중간에 차팡이라는 지역에 장터가 벌어져 있어서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돼지랑, 송아지랑, 강아지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각종 먹을거리들이 난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찻집이 있어서 녹차를 조금 구입했는데 100g에 천원입니다.

 

등티아오(藤條)

 

한국의 녹차 산업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에 애국 마케팅만으로 한국의 녹차 산업을 살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지역의 특질에 맞는 맛과 문화를 창출하여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될 것입니다. 등티아오(藤條)차의 대표산지라고 할 수 있는 시꾸이는 란창 강변에 있습니다.


린창시 방동촌은 시꾸이(昔歸),만강춘(曼崗村),마이라이뚜이(賣來對) 10여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주(彛族),한주(漢族),따이주(傣族) 등 여러 소수민족들이 섞여 있으며 700가구에 3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해발3400미터의 스라오후샨(石老虎山) 아래 부챗살처럼 펼쳐진 마을마다 고수차들이 자라고 있는데, 차밭의 평균해발은 1900미터 정도로 고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다른 차산지와 달리 바위와 돌이 많은 토양으로 바위와 고차수의 어울림이 아주 근사합니다. 해발이 가장 낮은 곳(900미터) 란창강 변에 위치한 시꾸이는 등나무처럼 생긴 차나무로 유명한대 가지가 길게 축축 처진 모양이 버드나무를 연상케 합니다. 다른 차수에 비하여 생산량이 떨어지지만 맛의 밀도가 높고 특히 꽃향기가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꾸이는 따이주 마을인데, 고차수들이 있는 곳에 따이주 마을이 있는 것은 아주 드문 일입니다.

 

옛날에 소수 민족들 간의 전쟁에서 따이족이 최종적으로 승리하여 평평한 지역은 대부분 따이족이 차지하고 산골짜기에는 하니족, 포랑족, 라후족 등의 민족들이 살게 되었습니다. 보이차의 역사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길 좋고 편편한 곳에 있던 고수차들은 대부분 배어져 경제 작물로 전환되었고 험로라서 개발이 어려웠던 쫓겨난 소수민족들의 터전엔 아직도 성성이 살아남아서 지금의 영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서꾸이는 최근의 고수차 붐을 타고 급속히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지역 중의 한 곳입니다. 지난 가을에 왔을 때 비가 많이 와서 도로가 무너져 마을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갔었는데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차농집에서 간단히 작년 차들을 시음했습니다. 손님들이 원해서 조금 구하고 싶다고 했더니 판매 완료랍니다.

 

죄송하다며 타차처럼 대충 뭉친 시꾸이 가을 고수차를 하나 선물로 줍니다. 250g 정도인데 내가 가지기가 어색해서 즉석에서 재미 경매를 붙였는데, 다른 분들의 아름다운? 양보로 교수님이 낙찰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저희와 선 계약 관계에 있는 방동의 차농집을 방문했습니다. 저희가 오운산을 오픈 할 때부터 알게 된 젊은 친구입니다.

 

병환중인 아버지와 노모를 성실히 모시고 두 살배기 사내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착한 청년입니다. 바위에 둘러싸인 고수차밭의 환경은 아주 좋은데 가공 기술이 부족하여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었더니 예전보다 훨씬 좋은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을 주변의 몇 그루 단주(單株특별히 오래된 차나무를 따로 부르는 이름)를 계약하고 올해 생산 계획 등을 의논하였습니다. 저녁때가 되어 내려 갈려니까 완강히 막아섭니다.

 

한국에서 손님까지 모시고 왔는데 절 때 그냥 보낼 수 없다고 합니다. 병환중인 아버님까지 나서시니 어쩔 수 없이 주저앉습니다. 오골계와 주변의 산속에서 뜯어 온 신선한 야채들로 차려진 따뜻한 저녁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침 오늘이 이번 여행에 동참하신 김여사님의 생신이라는 걸 알고는 따로 국수를 삶고 위에 파를 한뿌리 올려 가져옵니다. 국수는 길다는 뜻이고 파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의 의미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라는 뜻이 담긴 것 같습니다. 조그만 정성이지만 머나먼 타국의 산골에서 아름다운 생일상을 마주보는 마음에 조그만 물결이 일렁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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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설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꾸이...비싸서 구입은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얻어 마실 기회가 되면 맛있게..ㅎㅎㅎ
    차산의 생생한 얘기를 읽으며 점점 빠져듭니다.

    2018.01.14 21: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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