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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10 멍하이 일기 51, 닝얼(寧洱) 아니 푸얼(普洱)의 거리

멍하이 일기 주인(최해철)

 

므장미띠펑황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한 시간 삼십분을 달려 닝얼에 도착합니다. 닝얼은 원래 우리가 알고 있는 옛날부터 보이차가 이곳에 모여서 전국으로 운송되었기 때문에 이 지역 이름을 따서 보이차로 불렀다는 지역적 명칭의 유래지인 곳입니다.

 

이곳에서 30분 거리에 나커리(那柯里)라는 곳이 있는데 차마고도를 오르내리던 마방들의 큰 객잔이 있던 곳으로 최근에 시에서 새롭게 단장하여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이차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2007년 원래 스마오(思茅)시 푸얼현이었던 것을 스마오시 자체를 푸얼시로 바꾸고 푸얼현은 그냥 닝얼현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지요. 푸얼의 영토 확장이랄까요?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중국이니까 가능한 일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 되어서 여러 사람에게 그럼 왜 푸얼이 닝얼로 바뀌었냐고 물어보았는데 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냥 정부에서 하는 일이려니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하기 참 쉽죠...

 

나중에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보니 1900년대 초에도 푸얼이 닝얼로 바뀐 적이 있고 이후에도 몇 번 왔다 갔다 했네요!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름은 닝얼로 바뀌었지만 유적은 그대로 남아 있고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옛 시조 한 구절이 떠오르는 이름 바뀐 푸얼의 옛 거리를 잠시 걸어봅니다. 곳곳에 아직도 푸얼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간판들이 보입니다. 시가지 한복판에 우뚝 솟은 보이차 기념관이 있습니다. 내부 계단으로 오층까지 오르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층층마다 보이차 관련 기록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해는 저물고 쿤밍에서 이곳까지 달려온 여정이 만만치 않아서인지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저녁으로 소고기 샤브샤브에 바이주 한잔을 겻 들여 든든히 먹고 근처의 호텔에 투숙합니다. 이곳에서는 최고급 호텔이라는데 요금이 삼 만 원입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목적지인 쿤루산(困鹿山)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우기인지라 비만 안와도 기분이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하늘에서 내리는 건 다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한 달 내내 비 맞고 돌아다니다보니 비만 오면 살짝 이상해지는 느낌입니다. 속담에 비 맛은 중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자꾸 입에서 중얼중얼 이상한 소리가 나오려고 합니다. (스님한텐 죄송한 표현입니다...)

 

쿤루산은 푸얼차구 중에서도 차 가격이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지역입니다. 중국의 유명 배우가 천년 야생고수차를 한그루 입양하여 보호하고 있다는 곳이기도 합니다.

 

닝얼에서 한 시간, 산길이지만 비교적 포장도 잘되어 있고 경사도 심하지 않습니다. 차산 길이 이정도만 되면 관광버스도 다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차가 다니는 길 중에 이정도로 나쁜 길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 봄차가 출시되기 전에 그동안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모든 차농에게 일괄적으로 봄 고수차 3kg씩을 샘플로 발송해달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제가 멍하이에 있으므로 근처의 차농들은 직접 샘플 차를 가지고 가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고, 푸얼이나 린창(臨凔) 등 멀리 있는 지역에서는 먼저 전화를 하고 샘플 가격을 입금한 후 차를 보내주곤 했습니다.

 

모든 차산을 방문하고 시음을 한 후 샘플이라도 가지고 오는 것이 최선이지만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봄차가 출시되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참고로 매년 이렇게 모인 차들은 연말에 오운산 기념병으로 제작합니다. 오늘 방문하는 쿤루산의 차농도 그때 상담 후 차를 발송해준 친구인데 차농사를 시작한지는 4년밖에 안된 젊은이입니다.

 

현재 유명 차산의 많은 차농들이 그렇듯이 옛날엔 도시에 나가서 일하다가 찻값이 오르면서 귀농한 케이스입니다. 올 봄에 상담할 때 고수차는 너무 비싸서 생태차로 3kg만 보내 달라고 했는데 고맙게도 고수차도 조금 같이 보내주었습니다. 한 창 차철이라 여러 가지 차들을 매일 같이 시음하곤 했는데 유독 기억에 남는 맛이어서 이번 기회에 방문하기로 한 것입니다.

 

황지아짜이(皇家寨) 차밭 바로 앞에 자동차를 세웁니다. 젊은 친구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저희를 맞이해 줍니다. 악수를 하고 고개를 차밭으로 돌리는 순간 갑자기 온몸에 전율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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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연담(石愚硯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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