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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38, 멍하이의 차문화

멍하이일기 2017.07.19 03:30 Posted by 석우(石愚)

필자와 모차 공급자

 

멍하이에 도착한지 며칠째 멍하이의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윈난성 시솽반나는 보통 5월말부터 9월말까지 우기가 이어집니다. 이곳 사람들이 ‘위라고 부르는 비의 계절엔 멍하이의 많은 가게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가끔 필요할 때만 문을 열곤 합니다. 그러나 오운산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설날과 추석을 빼고는 문을 닫지 않습니다. 일요일도 직원이 번갈아 가면서 쉬고 가게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석가명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고 오운산은 아직은 신생 브랜드이기에 매순간 최선을 다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비수기 이지만 가끔씩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근처의 상인들이 놀러 와서 종종 밤늦게까지 차를 우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운산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농 관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멍하이 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내려온 저희와 인연이 있는 각 지역의 차농들은 반드시 오운산 가게를 들립니다. 별일이 없어도 늘 친절히 맞이해주는 저희 가게가 편한 것 같습니다. 이즈음 차농들은 대부분 집 주변의 공터에 채전을 경작하거나 사냥 등을 하며 여유를 즐깁니다.

 

이곳은 공원, 스포츠 경기장 등의 특별한 놀이시설이 없습니다. 설령 있다한들 차농들은 그런 것엔 영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사드문제 등으로 한중관계가 긴장일로인데 차농은 그저 농사짓기에 바쁠 뿐입니다. 밤에는 다른 가전제품은 없지만 그래도 집집마다 꼭 있는 대형 TV 앞에서 연속극 보기를 즐깁니다. 뉴스 시간이 되면 그냥 TV끄고 잡니다...

 

사드가 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절 관여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들의 보수적이고 여유로운 세계관이 참 좋습니다.

 

멍하이에 정식으로 한국인 명의로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장기 체류하는 유일한 사람이라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일어킬수도 있는데 일체 묻지 않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재일먼저 대장금이야기를 하거나 유명 아이돌 가수의 근황을 물어보곤합니다. 저는 뭐 그 유명하다는 대장금도 본적이 없고 아이돌 가수야 그들보다 더 모르는 한국 촌놈인지라 오히려 갸들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되묻곤 합니다...

 

어떤 차농집에는 한국의 누구누구 가수라면서 벽면을 사진으로 도배해놓다시피 한 곳도 있습니다. ‘한류로 지칭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전파력이 이곳 중국의 변방 오지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듯 문화의 전파력은 알게 모르게 생활의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하여 알게 모르게 그들의 일부가 되고 또 다른 창조를 일구어 내곤합니다. 차를 마시는 행위도 분명 하나의 문화입니다. 세계 각국엔 다양한 형태의 차문화가 존재합니다.

 

영국의 귀족 사교모임에서 비롯된 에프트눈 티그리고 일과 후 식사와 함께하는 서민 문화인 하이 티미국의 무더위 속 갈증 해소용으로 개발된 아이스 티추운 러시아에서 항시 따뜻하게 차를 우려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사모바르일본의 고도로 발달한 형식 문화인 고이차/우스차인도의 길거리 차문화인 마살라 차이 티등 각 나라마다 상황에 잘 맞는 문화들이 개발되어 향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차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중국만의 특별한 형식의 차문화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일상다반사처럼 너무 일반화 되어 있어서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광동성 일대의 식당에서 아침과 차를 겸하여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닌 자오차(早)’ 문화가 있습니다만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 멍하이의 차문화는 어떨까요! 천년의 차 재배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제 전세계 보이차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지만 이렇다 할 대표적인 음차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새까맣게 거스른 주전자를 숯불위에 올리고 좋은 찻잎은 내다 팔고 황편 부스러기 등을 넣어서 물처럼 끌여먹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포랑족의 수안차(酸茶)’처럼 대나무통에 차를 넣고 땅에 묻었다가 귀한 날에 반찬으로 꺼내어 먹는 등의 소수민족 특유의 산골 차 문화들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따름입니다.

 

문화란 원래 대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지역이던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커다란 물결이 되기 위해서는 인류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그 무엇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차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운산이 늘 생각하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생각하는 차의 정신을 오운산에 담아서 세계인에게 전달하고,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비록 멍하이의 조그마한 골방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의 이 노력들이 차의 역사에 한줄 기록으로 남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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