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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4. 쇄청(晒靑 건조하기)

멍하이일기 2017.04.24 05:13 Posted by 석우(石愚)

농가에서 쇄청

 

멍하이 일기 24 - 쇄청(晒靑 건조하기) -

 

유념이 끝나면 곧바로 쇄청(晒靑)에 들어갑니다. 햇볕에 바짝 말리는 것인데 대나무로 짠 넓은 멍석 등에 골고루 널어 줍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5시간이면 바짝 마르지만 흐린 날은 8시간 정도 걸립니다. 모든 차 제작의 마지막은 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채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홍차 녹차 등 각종 차의 제작 기법에 따라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지만 결국 마지막은 건조를 통해 완성되는 것입니다.

 

건조의 방법 또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홍청기 즉 기계로 열을 발생시켜 바람으로 불어서 건조 시키는 방식, 초청 녹차처럼 가마솥에서 다시 여러 번 덖어서 건조시키는 방식, 보이차처럼 햇볕에 말려서 건조 시키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건조 방식은 아주 원시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계 혹은 인공적인 가공 없이 햇볕에 그냥 널어서 말리기 때문에 완전히 자연속에서 완성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이 숙차는 일차로 완성된 차를 다시 발효시켜서 재생산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일차 가공을 통해 완성된 차이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차라는 것입니다. 모든 차들은 출시될 때의 맛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녹차는 녹차의 맛이 있고, 홍차는 홍차의 맛이 있는 것입니다. 그 맛이 변하면 그 차의 가치는 감소하거나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이차는 햇차로 출시한 맛과 10년이 지난 보이차의 맛은 다릅니다.

 

더구나 50100년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운산은 경영이념으로 당년호차(當年好茶)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해의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장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가 제가 생각하는 보이차의 정의입니다. 다른 차들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차인 것입니다. 제가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에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는 문구와 오운산의 경영이념을 걸고 참가하면 방문하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첫 번째로 묻는 질문이 오운산이 어디에 있는 산이냐는 것입니다.

 

悟云山은 산 이름이 아니라 깨닫다 , 云南 운남성, 茶山 차산오운산 즉 운남의 차산을 깨닫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라고 대답하면 그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당년호차 경년신차의 의미를 설명하곤 합니다. 언제부턴가 보이차는 묵혀서 먹어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이차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보이차는 원래 녹차처럼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수백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마을 주변의 고수차를 봄철이 되면 채엽하여 적당히 가공해서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난 차는 버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중국의 문화혁명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파괴되고 고수차도 생산성을 이유로 대부분 배어지고 경제작물로 전환되었습니다. 80년대 이후 차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부터는 대부분 생산성이 높은 개량형 차나무들이 식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차들은 찻잎의 개채수가 높아서 생산성은 높지만 맛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고수차와 견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운남성의 보이차는 대엽종 원료가 많아서 떫고 쓴맛이 강하여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발효를 시켜서 먹는 보이숙차가 개발되고 생차는 묵혀서 먹어야 좋다는 인식이 점점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오지였기에 아직도 남아있는 고수차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년호차(當年好茶) 즉 그 옛날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차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의 역사에서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차(老茶)의 가치개념이 보이차에서 확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괴는 곧 창조를 의미하는 것처럼 문화혁명이 가저온 피해가 중국 전체적으로 심각하지만 보이차의 역사에서는 고수차의 파괴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당년호차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 즉 세월이 흐르면서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라는 말이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희가 일관되게 정직한 차를 만들고 성심껏 알리기만 한다면 오운산의 경영이념은 저희가 가진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보이차의 변방이라는 한국에서 온 사람이 뭘 잘못알고 하는 얘기쯤으로 갸우뚱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저의 진지한 설명을 들으면 대부분 그 해석에 동의합니다.

 

쇄청을 설명하다가 잠시 이야기가 오운산 경영이념을 설명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오운산의 경영이념이 이 쇄청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쇄청 즉 유념을 통해 삐져나온 찻잎속의 내물질이 햇볕과 만나면서 보이차만의 독특한 맛이 형성되고 열풍기가 아닌 햇볕에 자연 건조함으로서 건조된 보이차 찻잎 속엔 아직도 10~12 %의 수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수분이 보이차를 다른 모든 차와 구분 짓게 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분 속에 남아 있는 각종 효소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차맛을 변화시켜 매 순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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