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이 일기 84 - 야생차 -

화주량즈 야생차 새싹

 

야생차(野生茶)의 사전적 정의는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차를 의미합니다. 아무리 오래된 차나무라도 옛날에 누군가 심은 것이라면 야생차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펑징의 상주칭(凤庆县香竹箐)에 있는 수령 3200년의 세계차왕수도 재배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발견된 가장 오래된 야생차는 쩐위엔(镇沅) 치엔지아짜이(千家寨)에 있는 수령 2700년의 야생차왕수와 멍쿠 대설산에서 최근에 발견된 수령 2500여년의 야생차 등이 있습니다.

 

야빠오(아포)와 야생 고수차

 

그 밖에도 푸얼의 쿤루산(困鹿山 주변에 있는 천년 야생차 군락과 시쐉반나(西雙版納)의 화주량즈(滑竹梁子), 뢰이다산(雷達山) 일대에 흩어져 있는 야생차 등이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야생차 이외에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야생차들도 많이 있을 것이므로 이곳 윈난성은 이제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차의 발원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때 인도와 차의 원산지 논쟁이 있었지만 이러한 차들이 발견되면서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방웨이(邦威)에 있는 수령 1700년의 과도형차왕수가 발견되면서 야생에서 재배형으로 넘어가는 과정까지 확인되었으니 더 이상 논쟁할 필요조차 없어진 셈이지요.

 

희색 아포

 

야생차의 외형적 특징은 꽃이 재배형보다 두 세배 크고 백호(흰털)가 거의 없어서 찻잎이 매끈매끈 한 편이고 가장자리의 톱니바퀴가 없습니다. 과도형은 백호가 없는 편이며 가장자리의 톱니바퀴는 있지만 약하고 듬성등성 합니다. 일반적인 재배형 고수차는 백호와 톱니바퀴가 모두 있으나 대지차와 비교하면 약간 성글은 편이며 찻잎 중간의 줄기와 펼쳐나간 줄기 또한 명확한 편입니다.

 

그러나 절대적이진 아니니 다만 참고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재배형 고수차는 생잎 4키로 정도면 모차 1키로가 생산되는데 야생차는 수분함량이 높아서 5키로 정도의 생잎을 사용해야 됩니다.

 

근년에 이러한 야생차를 원료로 한 차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다양합니다. 먼저 겨울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 출시되는 야빠오’(芽苞)라는 차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차나무와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종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현지에서는 이 나무를 일컬어 후즈뿌샹수(猢子不上樹)라고 합니다. 원숭이도 올라가지 않는 나무라는 뜻인데 나무에 털이 많고 먹을 것이 하나도 안 달리는 나무라서 그렇답니다...

 

찻잎의 모양은 흰색계통으로 백호가 많으며, 맛은 뭐랄까요! 약간 생한 느낌이 있고 많이 마시면 독성이 있어서 그런지 속이 약간 거북하기도 합니다. 자주색 계통의 야빠오도 있는데, 밍밍한 단맛이 있고 비교적 길게 우러납니다. 그리고 진짜 야생차에서 생산되는 야빠오도 있습니다. 그러나 량은 아주 적은 편이며 특히 수령이 오래된 것은 희소합니다.

 

야생 고수차

 

정상적인 야생고수차의 생산 시기는 일반적인 고수차보다 약간 빠른 편입니다. 대부분 원시삼림에 한그루 한그루씩 분포해 있고 키가 큰 편이라서 채엽하기도 아주 어렵습니다. 아직도 변경 지역에서는 나무를 통째로 배어 넘기고 채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쓰러진 고목에 걸터앉아서 자랑삼아 인터넷 등에 사진을 올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는데 수수천년 내려온 유산을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는 이러한 행태는 반듯이 사라져야할 것입니다.

 

저도 고수차를 찾아 심산의 골자기를 헤매고 다니지만 아프리카 오지에서 채굴되고 있는 핏빛 다이아몬드 전쟁, IS로 대표되는 문화유산 파괴범들의 만행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고수차 사냥꾼들의 작태는 진정한 차인의 이름으로 막아야 할 것입니다. 야생고수차 한잔을 마십니다. 자연과 더불어 백년도 못 사는 인간이 수수천년 이어져온 역사를 호흡하고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진정한 야생고수차의 맛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개개인의 입맛은 다르므로 정답은 없습니다. 야생차는 생산되는 지역마다 약간씩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경험으론 푸얼 쪽은 쓴맛이 비교적 강하고 시쐉반나 쪽은 단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공통적으로 마시고 난 다음 회감은 비교적 빠르고 오래 지속되는 편이며 마시고 나면 입안에 분유를 먹은 후 느낄 수 있는 잔향이 있습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수령 천년이상의 나무만 골라서 생산한 것이라면 보통 1kg에 백만원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홍차로 제작한 것들도 보이는데 야생이지만 수령이 비교적 어리거나 여름, 가을 차들을 사용하여 생산하고 있습니다.

 

올해 오운산에서도 서쐉반나 최고봉인 화주량즈 일대에서 자란 야생차들로 순료고수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오운산에서 계약한 천년이상의 야생차 네그루는 일전에 20명 한정 선주문으로 판매 완료되었지만 주변의 다양한 수령의 야생고수차 원료를 모아서 소량 생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