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교헌 2층 차실

추석날 오전 석교헌에서 홍선생 님을 만났다. 명절이라는 날에 차가 아니면 이런 날 이렇게 만날 수 있을까 싶다. 흰죽에 우메요시를 곁들여 담소하며 조금 있다가 마실 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먹는 흰죽은 단순히 한끼를 먹는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가 있었다. 필자가 이때까지 먹어본 조합 중에 우메요시와 죽의 궁합이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 차를 마시기 전에 흰죽과 우메요시의 깊은 맛을 알게 되어 의아함도 있었지만 궁합을 알게 되어 무엇보다 기분이 좋았다.

봉황단총

2층 차탁에서 처음 내는 차는 2016년 봉황단총이다. 단총에서 나타나는 고삽미 중에서도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는가 하며 첫 차의 감흥이 더욱 두 번째 차를 기대하게 한다.

두 번째 마신 차는 2014년 진덕화 선생이 무이명총이라고 만든 세트 중에서 백계관 하나를 꺼내어 마시게 되었다. 무이암차 중에서 최고 높은 수준의 품종으로 세트화 된 차에서 한 품종을 꺼내어 마셔보는 자리는 제품을 알고 난 후에 처음이었다.

설우요 다관, 고정노총수선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세트를 만나 지켜보는 일도 흔하지 않기에 추석 명절에 만나 좀 더 특별한 차를 마시게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리고 보이차를 마셨다. 맛의 깊이와 다르게 완전히 익은 맛이 아니라 패기가 있는 차에서 적절히 익은 맛이다. 지난번에 마셨던 차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서 물었다. 같은 차라고 한다.

이런 감흥은 보이차류에서 느끼는 시시때때로 다른 감성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보이차를 잘 알거나 속칭 도통했다는 사람도 대부분 당신이 가지고 있는 차에 한에서 그 범주를 조금 벗어나면, 즉 어떤 방식으로 마시는가에 따라서 미묘한 맛의 차이가 크게 또는 작게 느끼게 된다.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바로 그것이 차에 대한 전문가, 차꾼으로서의 프로라고 할 수 있다.

추석에 좋은 자리, 그리고 대하기 힘든 차를 만나 이런 호사를 누리는 것도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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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부분을 칼로 자른다

석교헌에서 홍선생 님의 향에 대한 경험은 단순히 경험을 넘어서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만남이 좋은 경험을 얻게 되는 시간이다.

이날 차를 마시고 침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몇일 전 개완에 침향과 물을 넣고 계속 마시는 침향 물을 마시게 되었다. 침향을 차로 마시는 경험이다. 평소 침향 차는 특별한 곳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침향의 수준에 따라서 드물게 함께 마시게 되는 자리의 한 곳이기에 체험과 공부가 되는 경험으로 마셨다. 분명한 것은 귀한 경험인 만큼 특별한 기운도 느낀다.

이날 홍선생님은 침향을 칼로 긁어서(동영상) 개완에 담아 차로 마시는 것을 그대로 다시 해주었고 나는 그대로 촬영을 해보았다.

침향의 수준은 사진으로 봐도 알기 때문에 침향차라고 해서 마시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를 그대로 보인다.

석교헌 홍선생님 침향차

눈으로 보아도 아주 양이 많았지만 진하게 침향 우린 물을 마셨을 때, 얼마지 않아 눈이 확띄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런 현상이겠지만 시원한 맛과 열감은 또 다른 몸의 반응으로 보였다. 침향을 차로 즐긴다라는 것이 의아하고 생경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침향은 우리가 향으로 이용하기 전에 이미 피워서 해충을 쫓는 작용부터 약재의 한 종류로서 우리의 몸을 보하는 귀중하고도 값비싼 약재였다.

지금의 침향차는 침향이 가진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첫번째 걸음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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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보이차

지난 토요일 아침 9시 조찬 차회는 아니지만, 태풍 링링이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날 당일 오전 9시에 만나서 차를 나눈다는 것은 웬지 조금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사진 원고에 대한 의논이 만남의 주제였고 서울에서 가는 길은 태풍 이름 그대로 큰 바람을 세차게 맞아가며 장소로 향했다.

 

이렇게 바람 속을 뚫고 굳이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것. 아침에 차 맛나는 차 한 잔이 마시고 싶었던 것, 그만큼 마음속에서 기대감을 마구 솟아 났던 것이 정확한 이유였다.

 

군산은침

차탁을 보니, 어제 밤에 마신 군산은침 엽저가 한 잎씩 가지런히 놓여있다. 엽저만 보아도 극상품이다. 전날 중국에서 온 손님에게 홍인을 대접하고 군산은침 특등급을 마셨다고 했다.

 

그리고 군산은침을 마셨는데, 황차로서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차다. 필자가 2006<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발표할 때, 수년 간의 사진작업에서 정말 어려웠던 것이 일등급 군산은침과 같은 황차였다. 3차 개정판을 위한 사진 작업을 완성해 두었지만, 그런 과정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이 날의 군산은침으로 느껴보는 차와 차맛은 감회가 남달랐다.

 

두 번째 마신 차는 무이산 귀동(鬼洞) 골짜기에서만 생산되는 철라한으로 흔히 암차의 깊은 풍미를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차였다. 이렇듯 동급으로 천라한을 만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보이차 탕색

대화 중에 필자가 마시고 싶은 차를 청했다.

8월 중순 이 곳에 와서 마셨던 산차 형태의 보이차다. 이 차는 골동보이차니 숫자보이차니 아무 상관없었다. 말이 앞서는 차가 아니라 한 마디로 이런 것이 보이차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차였다.

 

이전에도 이런 부탁은 하지 않았지만 그 기억 때문에 홍선생을 필자와 만난지 17년 만에 먼저 차를 청해본 적이 없었던 차에, 걸명소(乞茗疏)를 지어 부르게 된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딱 한 번 더 진실로 건강한 보이차를 마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짧은 동영상

대단한 이름을 가진 차가 아니면서 좋은 차라고 하는 그런 얕은 말이 아니다. 한 모금에 느껴지는 강한 기억을 선사 해 준 참 좋은 차였기에 마셔보고 싶다고 했고, 흔쾌히 차를 내면서 13g이라고 하면서 자사호에 차를 담아 왔다.

 

이 차의 원 출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차가 처음 나왔다고 전해지는 홍콩 <금산다루>에서 나온 차라고 한다. 차 맛도 그렇지만 노보이차가 가진 장점을 많이 보여주면서도 장향을 가진 건강한 맛은 석교헌을 나와서도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서 그 향기가 가시지 않았다.

좋은 차의 기운을 다시 만난 것에 감사한 찻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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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향도 체험장에서 품향 시간

북경 석경산石景山 자선사慈善寺에서 향 문화를 주제로 한 국제 교류 행사가 2019827일 열렸다. 중국 민속학회 중국향문화연구중심에서 주관하고 석경산문화여행국과 석경산구 비유중심, 자선사 문물보호소에서 후원한 경서고향도문화국제학술대회는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학술인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루었다.

 

경서 고향도 文化展

공식 행사를 마치고 일본과 중국, 한국의 부스에서 손님들께 향과 차를 체험하는 시간이 있었다. 여기서 중국의 향자리에서 느낀 점은 그들은 향전문가가 손님께 무한히 베푸는 자리로 보였다. 이 행사에 참여한 손님들에게 수준 높은 향을 소개하고 그 향을 즉석에서 품향시켜주는 모습이 우리에겐 좋은 기회인데 그 좋은 것을 다 배울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필자의 솔직한 심정은 좀 더 많이 공부하고 왔다면 이런 기회에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런 자리에 초대받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일본 향자리에서의 품향 시간은 중국과는 다른 느낌과 풍경이었다. 중국은 침향의 현물을 그대로 덩이째로 가져와서 보고 즐기고 공부하는 자리였다면, 일본은 아주 오랜 기간 시노류파에서 교육을 담당한 연구가의 지도로 6가지 향을 흠향하고 종이에 직접 감상을 적는 것까지 했다.

 

이는 오랜 시간동안 프로그램화 되어 온 향도의 품향 프로그램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 중국의 부스와 완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일본의 품향시간은 향에 대한 교육이라는 면에서 많은 공부가 된 시간이었다.

일본 향연구가의 품향하는 모습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많은 공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게끔 실제적으로 향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자입장에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품향 시간에 연구자의 품향 모습은 사진으로 담았지만 그 얼굴과 자세에서 범접할 수 없는 절도와 내공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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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서고향도문화 학술교류회

2019827, 향 문화를 주제로 한 국제 교류 활동이 북경 석경산石景山 자선사慈善寺에서 열렸다. 중국 민속학회 중국향문화연구중심에서 주관하고 석경산문화여행국과 석경산구 비유중심, 자선사 문물보호소에서 후원한 경서고향도문화국제학술대회는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학술인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루었다.

 

중국향도부스
중국향도부스에서 품향하는 모습

이번 행사는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의 향 문화를 보여 주는 행사였다.

향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일본의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 왔지만 이제 그렇게만 볼 수 없다. 향의 시원도, 원류도 모두 중국이다. 다만 중국은 문화혁명을 거치며 너무나도 많은 전통문화가 엄폐되었고, 일본은 수당 시절부터 전래되어 온 것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속적으로 문화를 계승발전 시킨 일본은 향의 원류, 전통, 교육, 생활 등에서 원류처럼 보이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과거의 문화유산 즉, 현재 감추어진 문화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매년 큰 행사를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서는 북경을 중심으로 향이 이동한 경로를 볼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지형지물을 조감도와 PDF 등으로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향도연구가의 품향하는 모습
일본향도부스에서 품향 체험
황정자 선생의 접빈다례

일본, 중국, 한국의 향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가 각각 운영되었는데, 일본향도 부스에서는 춘향당과 시로뉴파에서 40년간 교육을 담당한 분이 품향회를 하였다. 중국향도 부스에서는 특별한 기남과 다양한 침향을 전시해 참관인들에게 상세한 설명과 품향을 제공하였다.

 

한국향도 부스에서는 ()한국향도협회 울산지부 황정자 선생의 접빈다례로 녹차를 내기도 해, 외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중국향문화연구중심 손량 주임은 (사)한국향도협회(회장 정진단)에 향성 황정견 동상 증정

이 행사는 일반인들의 참관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3국 각지에서 모여든 향 전문가와 관심자들이 모인 자리라는 데 굉장한 의의가 있다. 향 전문가들은 각각의 부스에서 참관인들에게 향에 대한 보다 수준 높은 지식을 전달했으며, 우리나라까지 참가하여 한중일 삼국의 향 문화 교류를 이룬 중요한 행사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행사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여한 ()한국향도협회는 향후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한국의 향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민속학회 회장을 비롯한 중국 향문화 주요 인사들과 일본 향도 연구가, 한어문학 연구가, 한국향도협회, 홍콩차문화원, 홍콩중문대학의 전문가들과 중국여행국 책임자들이 귀빈으로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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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기로 백계관 우림

이차위사(以茶爲師) 차회

 

차로서 차를 배운다.

티아카데미 임형택 원장이 제1회 이차위사 차회를 열었다. 손님은 인스타를 통해서 접수받고 댓글접수 순으로 참가인원을 조율했다고 한다. 그 중에 특별히 한 분은 별도로 초청된 자리다. 이렇게 모인 자리라고 소개를 받은 필자도 기록하는 사람으로 별도 초대 되었다.

 

7시 정각 시작하였는데, 대부분의 차회는 보이차가 중심이 되는 차회라면 이번 차회는 그렇지 않았다. 먼저 무이암차 백계관을 마시고 두 번째는 반천요를 마셨다. 암차에 대한 임원장의 신뢰와 자신감의 표출인지 모르지만 좋은 암차를 대접하고픈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임형택 원장 차 내는 모습

세 번째는 우리 차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녹향 오신옥 선생이 만든 차를 임원장이 직접 우려내었다. 최근 하동에 가서 녹향 주인 오신옥 선생과 7시간 동안이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했고, 그 차를 가져와 마셨다고 한다.

녹향에서 만든 발효차

녹향에서 마신 것 보다 구입해 온 차를 서울에서 마셔보고 그 기운에 놀라서 차회를 위해 다시 구입하였다는 설명과 함께 녹향의 발효차를 마셨다.

무명차를 내는 황성준 선생

그리고 비장의 차(無名茶)를 내었는데 무이암차로서 최상급 차를 내었다. 이 점에서 우리는 무엇이 최상급인가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무명차는 황성준 선생이 무이산에서 고차수로 만든 차라고 한다. 차를 만드는 장인이 이른바 최상급의 원료로 만든 것인데, 이 차를 가져온 분의 인간적인 관계로 특별히 준비된 차다. 마셔보면서 한 번에 혹 하는 차는 아니었다.

 

암차의 기운을 잘 알고 마시면 맛과 향의 가치를 배로 느낄 수 있는데 보편적인 사람까지 다 알게 할 수 없는 점이 단점일 수 있지만 굉장히 좋은 차였다. 차의 세세한 장점을 나열 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전기 향로

이렇게 차의 열정 하나로 만든 차회가 조금이라도 가치있는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마지막 시간까지 동행했다. 만송 고차수를 마지막 차로하고, 그 시간에 일본 송영당의 기남을 전기로를 이용하여 품향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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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당

한의원을 운영하는 임형택 원장은 차와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도 운영하고 있다.

 

원장실 바로 옆에는 차실이 있다. 요즘 차실을 자주 이용하면서 한의원 차실이라고 하기 보다는 뭔가 당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날보고 한 번 만들어 봐달라고 했다.

 

임원장의 호가 소심이라 스스로 소()자 들어가는 호를 원하지만 당신의 호()는 다른 이들이 불러주는 것이 주된 임무이기에 당호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한자의 배열과 음감 등을 서로 비추어 보지만 당호로서 그리고 원장님의 호와 어우러 지고, 당신이 원하는 의미와 연결되기가 쉽지는 않았다.

 

며칠간 고심 끝에 작은 차실의 이름으로 음감도 좋고, 원장님의 뜻과도 어우러질 수 있는 의미를 가진 이름을 마련해 보았다.

 

() 작다 적다,

() 더운물 끓일 탕

() 작은 집 배우는 장소

 

그 의미는 겸손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물을 끓여 차를 마시며 서로 배우는 곳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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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당>은 명품 다완 '비황'을 소장하고 있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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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2003년 윈난성 질량기술감독국 명의로 보이차의 규정을 발표합니다.

 

보이차는 중국 윈난성의 일정 구역 내에서 자란 대엽종(大葉種) 찻잎(茶葉)으로 만든 쇄청모차(晒靑母茶)를 원료로 하여 후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든 산차(散茶)와 긴압차(緊壓茶)를 말한다.”

 

이후 갓 생산한 보이생차는 보이차가 아니냐는 논쟁이 이어지면서 2006년 보이생차와 보이숙차로 구분하게 되었고, 2008121일 재개정된 <지리표지산품보이차(地理標志産品普洱茶)>라는 국가 표준이 정립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쇄청모차 즉 보이 생 산차는 무엇이냐는 문제에 봉착되어 있습니다. 녹차라는 논쟁과 맞서고 있는데 녹차는 일반적으로 초청(炒靑) 즉 가마솥에 여러번 덖어서 만들어지는 차입니다. 증청(蒸靑) 등 기타 가공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완성 후 찻잎 속의 수분은 4% 전후이며 포장 또한 밀봉 방식으로 산화와 발효를 원천적으로 방지한 것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이차는 녹차와 달리 쇄청(晒靑) 즉 햇볕에 건조하는 것이 우선 다르고 모차의 수분이 10% 전후가 되도록 해서 산화 혹은 상황에 따른 발효의 여지를 남겨둔 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가 직접 보이차를 가공 생산하면서 여러번 모차의 수분을 측정해본 결과 6%(제품화 되어 유통되고 있는 보이병차 9%) 전후의 결과 수치를 얻었습니다.

 

모차 상태에서 녹차보다 수분함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생각만큼의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보이차의 정의를 약간 수정 하였습니다. 보이차는 모차 상태에서 수분 함수량 등을 살펴보면 녹차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이차는 녹차와 달리 밀봉 포장이 아니라 상온에 노출되기 쉬운 죽통 혹은 종이 포장이라서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기와 열에 노출되어 산화가 촉진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발효의 문제는 미생물이 작용해야 하는데 보이차의 일반적인 보관 환경에서는 미생물의 작용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년내내 습도와 기온이 높은 특정 지역에서는 보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산화와 발효가 촉진될 수 있으며 또한 의도적으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여 미생물이 작용 할 수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현재 보이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과학적 지식의 부족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제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식품학을 전공하셨거나 해당분야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의 정확하고 합리적인 논리는 제가 좋은 보이차를 생산하는데 크다란 밑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야 전문가님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를 바랍니다. 그러나 보이차가 가공 후 모차 상태에서 겉모습은 일견 녹차와 비슷해 보이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보이차와 녹차는 다른 차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윈난산, 대엽종, 쇄청모차, 후 발효차라는 보이차 규정은 다분히 지역적 특화를 위한 작위적인 규정이라는 생각입니다. 윈난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나무들이 있습니다.

 

뿌랑산은 대엽종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징마이, 나카 등은 오히려 중.소엽종의 비율이 높습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대부분의 보이차는 대엽종 만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엽종도 같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보이차는 곧 대엽종이라는 등식은 이미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녹차나 홍차는 세계 어디에서 만들든지 녹차는 녹차이고, 홍차는 홍차라고 부릅니다. 그 차를 만드는 일정한 제조방식으로 가공해서 생산하면 녹차 또는 홍차라고 부릅니다.

다른 지역 다른 종류의 찻잎으로 보이차를 만들었다고 해서 보이차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녹차가 있고, 중국 녹차가 있듯이 중국의 윈난에 보이차가 생산되지만

 

한국의 어떤 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보이차를 만들면 당연히 한국산 보이차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맛이나 향이 윈난에서 생산한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생산한 것은 보이차가 아니라는 식의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보이차와 다른 차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근거는 지역과 차종이 아니라

보이차만의 가공 방법인 쇄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윈난에서도 녹차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녹차를 쇄청으로 만드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보이차는 유념 후 찻잎 속의 진액이 흘러나온 상태에서 햇볕 속의 각종 광선과 만나면서

 

다른 차와는 다른 독특한 보이차만의 향기와 맛이 형성됩니다. 제가 굳이 현재의 보이차를 구분하자면 중국 윈난에서 생산한 보이차와 기타 지역에서 생산한 보이차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품질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윈난에서 생산된 보이차가 유명해진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 윈난은 그 지역이 가진 특색이 보이차로 가장 잘 표출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인삼이 중국에서 생산한 것보다 품질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듯이,

 

윈난의 보이차가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보이차보다 품질이 좋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규정에 의거하여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나 중. 소엽종으로 생산된 보이차를 보이차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생산한 인삼은 인삼이 아니라는 논리와 비슷한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보이차는 조만간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지역적 특화를 위한 다소 억지스러운 규정을 만들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이차를 찻잎을 가공 후 쇄청 건조하여 각종 형태로 만든 차라고 그냥 간단히 정의하고 싶습니다.

 

다소 광범위한 규정이지만 보이차의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해서는 보이차를 단순히 국가적 지역적 이익에 기반한

 

지역과 품종의 틀로 묶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전히 오픈해서 윈난의 보이차가 다른 지역의 보이차보다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형태의 보이차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때마다 규정에 얽매인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보이차도 와인처럼 세계적인 음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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