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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11 다미향담(323) 석교헌에서 보이차와 군산은침

잘 익은 보이차

지난 토요일 아침 9시 조찬 차회는 아니지만, 태풍 링링이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날 당일 오전 9시에 만나서 차를 나눈다는 것은 웬지 조금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사진 원고에 대한 의논이 만남의 주제였고 서울에서 가는 길은 태풍 이름 그대로 큰 바람을 세차게 맞아가며 장소로 향했다.

 

이렇게 바람 속을 뚫고 굳이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것. 아침에 차 맛나는 차 한 잔이 마시고 싶었던 것, 그만큼 마음속에서 기대감을 마구 솟아 났던 것이 정확한 이유였다.

 

군산은침

차탁을 보니, 어제 밤에 마신 군산은침 엽저가 한 잎씩 가지런히 놓여있다. 엽저만 보아도 극상품이다. 전날 중국에서 온 손님에게 홍인을 대접하고 군산은침 특등급을 마셨다고 했다.

 

그리고 군산은침을 마셨는데, 황차로서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차다. 필자가 2006<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발표할 때, 수년 간의 사진작업에서 정말 어려웠던 것이 일등급 군산은침과 같은 황차였다. 3차 개정판을 위한 사진 작업을 완성해 두었지만, 그런 과정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이 날의 군산은침으로 느껴보는 차와 차맛은 감회가 남달랐다.

 

두 번째 마신 차는 무이산 귀동(鬼洞) 골짜기에서만 생산되는 철라한으로 흔히 암차의 깊은 풍미를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차였다. 이렇듯 동급으로 천라한을 만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보이차 탕색

대화 중에 필자가 마시고 싶은 차를 청했다.

8월 중순 이 곳에 와서 마셨던 산차 형태의 보이차다. 이 차는 골동보이차니 숫자보이차니 아무 상관없었다. 말이 앞서는 차가 아니라 한 마디로 이런 것이 보이차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차였다.

 

이전에도 이런 부탁은 하지 않았지만 그 기억 때문에 홍선생을 필자와 만난지 17년 만에 먼저 차를 청해본 적이 없었던 차에, 걸명소(乞茗疏)를 지어 부르게 된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딱 한 번 더 진실로 건강한 보이차를 마셔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짧은 동영상

대단한 이름을 가진 차가 아니면서 좋은 차라고 하는 그런 얕은 말이 아니다. 한 모금에 느껴지는 강한 기억을 선사 해 준 참 좋은 차였기에 마셔보고 싶다고 했고, 흔쾌히 차를 내면서 13g이라고 하면서 자사호에 차를 담아 왔다.

 

이 차의 원 출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차가 처음 나왔다고 전해지는 홍콩 <금산다루>에서 나온 차라고 한다. 차 맛도 그렇지만 노보이차가 가진 장점을 많이 보여주면서도 장향을 가진 건강한 맛은 석교헌을 나와서도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서 그 향기가 가시지 않았다.

좋은 차의 기운을 다시 만난 것에 감사한 찻자리였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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