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청

 

산화와 발효에 대하여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산화는 무엇이고 또 발효는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공기 중의 산소와 물질이 만나면서 변하는 것을 통칭해서 산화라고도 하고 발효라고도 합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변화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작용하면 발효이고 미생물의 작용 없이 물질 자체의 효소가 산소를 만나서 변화하면 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소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만약에 밀봉을 하거나 산소가 아닌 질소 등을 주입하면 산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과자봉지 등에 질소를 주입하는 것은 파손을 막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주요한 목적은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함입니다. 보이차에 있어서 산화(발효)는 어떤 것일까요. 아시다시피 보이차는 생차와 숙차로 나누어집니다. 숙차는 일차 가공이 완료된 보이생차 원료를 쌓아두고 물을 뿌려 미생물의 활동이 왕성하도록 조절하면서 단기간에 차를 푹 익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발효라는 공정을 거친 차이지요. 그런데 생차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약간 애매할 수 있습니다. 찻잎을 채엽하여 위조 과정을 거친 뒤 살청을 하는데 일단 채엽하는 순간부터 찻잎은 변화의 과정을 거치므로 살청 전까지 이미 약간은 산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가마솥에서 차를 덖는 살청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살청은 원래 찻잎의 산화(발효) 요소를 정지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녹차는 처음 제조할때부터 산화(발효) 요소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홍차도 발효과정이 끝나면 살청(홍청)을 통해 산화(발효)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완성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그야말로 모든 제조 공정이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이 생차는 살청을 하지만 녹차처럼 300도 전후의 고온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120도 전후의 저온 살청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살청 후 찻잎 속의 수분 함수율입니다.

 

녹차는 4%로 전후로 완전히 마른 상태이지만 보이생차는 햇볕에 말려도 12% 전후의 수분이 아직 찻잎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신에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라는 비장한 문장과도 연결이 되는데, 이 수군이 아니라 수분이 대 역전 아니 후 발효(산화)의 여지를 남겨 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세월이 경과함에 따라 산화(발효) 요소들과 결합하여 느리지만 서서히 변해(익어?) 가는 것입니다.

 

제가 당년호차(當年好茶)’와 더불어 오운산의 경영이념으로 새운 경년신차(經年新茶)’는 이러한 보이차의 특징을 오랫동안 나름대로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보이차는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5년 된 보이차와 50년 된 보이차는 완전히 다릅니다. 녹차나 홍차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차들은 출시될 때의 맛을 표준으로 합니다. 그 맛이 변하면 변질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최근엔 백차나 오룡차 등도 노차들이 시장에 출현하고 있지만 이러한 개념의 변화를 이끈 것은 보이차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학적 설명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그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저는 제가 만들고 싶은 차를 만드는 것에만 열중할 생각입니다.

 

이세상의 모든 물질은 변화합니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도 일종의 산화이고 발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효도 좋은 쪽으로 진행되면 익어가는 것이고 나쁜 쪽으로 진행되면 부패입니다. 익어 간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요! 자칫 TV 뉴스에 자주 나오는 부패분자가 되지 않으려면 안팎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제형이 최해철에게 위챗으로 보낸 글

사장님, 글 고맙습니다. 아마도 제가 만나 뵙고 찬찬히 설명을 드려야 하겠지만, 일단 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아직 일부분에 대해서는 가설이므로 실제적인 연구가 필요하긴 합니다.

 

1) 살청시의 솥의 온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차엽의 온도인데, 차엽 온도가 75 ~80도 이상이 넘어가면 차엽 내의 산화 효소인 폴리페놀옥시데이스 등 모든 산화효소는 실활 됩니다. 만약 120도의 온도로 적은 차엽을 넣고 오랫동안 살청을 한다면 효소는 대부분 실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쨩유화교수의 차과학 개론 366페이지에 보면 대부분의 녹차 살청에서도 효소의 20%정도는 잔류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녹차와 보이생차의 살청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2) 녹차의 수분 함량과 보이생차의 수분 함량의 차이를 말씀하셨는데요, 사실은 수분함량은 거의 의미가 없고 수분활성도가 중요합니다. 물론 두개는 관계는 있습니다만, 수분활성도가 일정 수준 이하(0.85이하)이면 효소는 작용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파악하기에 녹차나 보이생차나 수분활성도는 0.85이하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습창보이차가 됩니다.

 

3) 그렇다면 녹차는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까요? 녹차나 보이생차나 모두 동일한 변화를 거칩니다. 이는 산소의 존재하에서 발생하는 산화인데, 효소가 관여하지 않으므로 '비효소적 산화' 또는 '자동산화 - autooxida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녹차도 서서히 서서히 변화하는데, 카테킨 류가 서서히 테아플라빈 쪽으로 산화 중합됩니다. 단 효소가 없으므로 속도는 서서히 일어납니다

 

.4) 만약에, 만약에 효소가 살아 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효소는 반응 속도를 엄청나게 빠르게 만듭니다. 효소의 작용은 반응의 유무를 결정짓는 게 아니라 반응속도만을 조절합니다. 단 반응 속도를 아주 아주 빠르게 만들어 버립니다. 만약 보관중인 건조된 보이생차에 산화효소가 작용을 한다면 그 잎은 빨간 색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를 홍변이라 합니다. 보이생차를 오래 두어도 홍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아주 명확한 증거입니다.

 

보이생차 우린 엽저를 보면 방금 만든 것임에도 홍변된 부분이 보일 것입니다. 이는 살청되기 전에 세포의 파괴에 의해서 효소에 의한 산화 즉 홍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관 중에는 홍변이 발생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효소가 있더라도 작용을 할 조건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오늘부터 다섯편에 걸처 보이차의 산화(발효)에 대하여저와 중국 상하이 립톤 회사의 연구원으로 계신 진제형님과 토론한 내용을 멍하이 일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박홍관 선생님이 새롭게 보이차 전문잡지로 출간하신 다석특집 기사로 올린 내용인데 보이차의 진화에 대하여 함께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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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정(김경우) 2018.03.08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좋으신 글 많은 부분 공감합니디.
    하지만 전 발효와 산화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화와 발효의 정의는 정리 잘해주셨기에 더 이상의 언급은 필요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하신데로 산화와 발효는 엄연히 다르지만 우리가 마시는 차에서만 혼용해서 사용하고 또한 인정해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둘은 동일시 하는것은 잘못 됐다고 생각합니다. 둘을 동일시 하는 탓에 보이차 보관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이 잘못된 선택 즉 보관을 하기 때문입니다. 둘을 구분하면 소비자들이 선택도 달라질수 있겠지요. 산화시켜서 마실건지 발효시켜서 마실건지 정확히 알려주는것도 이제는 정리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나는데로 제 생각을 한번 적어봤습니다. 실례가 안되었어면 좋겠습니다.

    • 아제 2018.03.08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주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엄격히 말하자면 산화와 발효는 구분되어져야 한다는 선생님 의견에 동의 합니다. 보이차를 보관함에 있어서 앞으로는 각자의 기호에 따라 선택되어져야 될 것같습니다. 아직도 일반보이차 애호가분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생님 같은 보이차 전문가님들이 논의에 참가하여 좀 더 바른 보이차 음용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도움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론은 계속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도 편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 앗차 2018.04.17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어의 정립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미생물 발효와 산화에 따른 변화로 명확하게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 개정판과 2006년 초판

 

2006년에 발행한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발행된 지 10년이 넘었다. 이 책은 중국 대륙의 13개 성의 차 생산지에 대한 보고서와 같은 책으로 초판을 낼 당시에는 흑차가 유행하지 않았던 시기여서 6대 다류(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 가운데 흑차와 관련한 내용이 적었다.

 

2011년 개정판으로 내면서 15개 성의 차로 확대되고 많은 부분이 수정이 증보되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중국 홍차’, ‘흑차’ ‘보이차부분에 관해 보완하여 개정판을 내고는 이 책에 대해서는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책의 여백을 활용한 사례

 

1018일 예천에서 활동하시는 이재은 선생님을 <한국현대차인> 개정판 계보 관련해서 만나는 자리에 티웰에서 발행한 책 몇 권과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개정판을 선물로 가져갔다. 선생님은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초판본을 가지고 나오셨다.

 

이 선생님은 이 책을 가지고 중국차 수업에 교제로 이용하는데 좋은 차들을 모두 구입해서 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정확한 사진이 있어서 참 유용하게 활용한다고 하시며 보여주시는데, 저자로서 초판본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였다.

 

백호은침

초판을 낼 당시에는 이만한 자료가 책으로 공개되었다는 것 자체가 큰 이슈였고, 많은 분들이 중국차를 공부하는 데 참고도서 또는 교제로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독자가 이렇게 책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다. 이런 방법으로 중국차를 공부하는 젊은 독자들이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다.

 

무이암차/백계관(책 내용의 일부)

 

요즘 젊은 층에서 중국차 공부하는 분들이 많은데, 혹시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가지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여백에 해당하는 차의 일지를 작성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차 생산 현장을 확인하고 기록한 내용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차 사진은 슬라이드 필름으로 매우 정교하게 촬영되었다. 그래서 찻잎을 원색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엽저 사진은 차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매우 귀한 자료이다.

 

2. 중국차 현장의 필담에서는 이런 차들이 만들어지는 환경과 인물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기록하였다.

3. 부록에서는 차가 생산되는 지역의 대표적인 차 이름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참고로 목차를 보면

 

PART . 중국차

. 중국의 와 산지

. 가공방법이나 발효 정도에 따른 중국차의 분류

. 중국차에 이름을 붙이는 법

. 중국 찻잎의 외형 용어

PART . 녹 차

강산녹모단 개화용정 경산차 경정록설

계평서산차 고교은봉 고장모첨 고저자순

금산취아 남경우화차 노죽대방 둔록

도균모첨 말리용주 말리화차 몽정감로

무석호차 벽라춘 보이청병(병차) 복건녹아(산차)

복건녹아 서성난화 석순취아 선은공차

수창향자 송양은후 수공예차 신양모첨

쌍정록 안길백차 안탕모봉 안화송침

여산운무 관장모첨 오자선호 용계화청

용정군체종 43龍井 용정차(사봉용정) 육안과편

은시옥로 임해반호 자양모첨 자연차

자조차 죽엽청 중경타차 협주벽봉

차운산모첨 천강휘백 청성설아 태평후괴

태평후첨 화산취아 황산녹모단 황산모봉

화산은호

 

PART . 백 차

백모단 백호은침 수미

 

PART . 청 차

대우령 대홍포 동정오룡차 모해

목책철관음 무이수선 문산포종차 반천요

백계관 백호오룡 본산 봉황단총

사계춘고산차 수금귀 아리산오룡 안계철관음

안계황금계 영춘불수 육계 철라한

수선병차

 

PART . 홍 차

기흥 의흥홍차 운남고수 홍차 일월담홍차

운남전흥 정산소종

 

PART . 황 차

곽산황대차 곽산황아 군산은침 몽정황아

 

PART . 흑 차

공첨 보이숙차 보이숙차(산차) 보이차고

복전차 상첨차 육안차 육보차

천량차 천첨 청전 흑전차

 

PART . 중국차를 우리는 차도구

. 다기(茶器)종류

. 도구와 차 내는 법

. 자사호(紫砂壺)의 세계

 

PART . 중국차, 현장의 필담

한국인은 당신들이 처음입니다.

홍차, 그 전설의 고향

기문홍차의 위조공정에서의 손맛

천량차(千兩茶)를 만들며 바로 내일을 보지 않는다

천량차의 원조, 백량차(百兩茶)

황산지역에서 용정차를 만들다

육안과편의 고차수 신()

육안과편의 조홍과 복홍

오룡차의 위조, 전통과 현대

유명한 만 명차가 아니다

차 상인의 비장품

삼천차를 담은 대나무 바구니

디지털 시대의 육감

600년 된 고차수 봉황단총

화교의 자본으로 차 생산지 개발

보이차의 연대

차밭은 그 차제가 산업공단이다

이제 는 자존심이다

반가운 미소

긴압차

차의 보존은 연구자료이다

희망의 차밭, 태평후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맛

화원 속에서 자라는 나무

대홍포는 옛날의 대홍포가 아니다

넉 잔에 담긴 無我

중국 다예표연 감상기

차를 품평하는 사람보이차 공장에서 대접한 봉황단총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차관

보이차와 함께 마신 진년(陳年) 귤피 차

에필로그

차와 차산지

참고문헌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있는 분들께 필독서로 추천한다.

 

최근 국내외 차(, tea)와 관련된 소식을 분석해 보면 티소믈리에 자격증에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은 <티소믈리에>과정에서 배워야 할 배경 지식을 가장 폭넓게 다루고있다. '중국 사람이 즐겨마시는 차'가 어떤 것인지, 중국인의 차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차의 선진국인 중국에서 차를 15개 성을 중심으로 실제 현장을 조사하고 기록한 것으로 살아있는 내용을 배경지식으로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중국차효능'에 대한 약리적인 면을 다룬기 보다는 중국차의 실질적인 연구를 위한 것으로 차와 사진을 정확하게 비교해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차의 본질적인 내용에 대해서 학문적인 연구나 차품평사, 티소믈리에, 다도 자격증 등과 관련있는 공부에 기초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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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소희 2019.08.30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국차를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했는데, 이 책은 그 이전에 나왔다는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초판, 재판, 개정판으로 이어지는 책, 아주 유익한 책입니다.

올해로 삼년째 경매산 근처의 경익차창에서 손님들 환영식을 했습니다. 2015년 한국 손님들 40여분을 모시고 차산 여행을 할 때 위잉빙의 남편인 옌종의 제의로 우연찮게 이루어진 행사입니다. 태족, 하늬족, 포랑족, 라후족, 등의 소수민족들이 자발적으로 각 민족의 고유의상을 갖춰 입고 같이 즐기며 노는 한마당을 여는 것입니다.

 

작년엔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에서 오신 손님까지 합하여 10여개 민족이 함께하는 자리가 연출되었습니다. 모두들 전문적인 배우가 아니라서 서툴고 진행 또한 허술하지만 다함께 즐긴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해가 더해갈수록 조금은 세련되게 연출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만 아직은 춤도 노래도 그야말로 동네가수입니다. 때론 춤추는 중간에 음악이 꺼져버리고 노래를 하다가 부끄러워서 웃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함께하기에 즐겁습니다.

 

매년 시솽반나 최대의 축제날인 포쉐이지에(물뿌리기 축제) 415일을 전후하여 거행하였는데 올해는 한국 손님의 일정에 맞추어 조금 빨리 하게 되었습니다. 경매산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대문 입구에 오색 찬란한 복장의 소수민족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들이 각종 악기를 요란하게 울리며 저희를 맞이해 줍니다. 저는 몇 번 경험하는 일이라 웃으며 들어갑니다만 다른 분들은 웬일인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두리번두리번 우쭐우쭐 입구로 들어갑니다.

 

널찍한 차창 마당에 저녁 햇살이 비취고 노동에 지치고 그을린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하나 둘 전통 의상을 차려입고 맑고 밝게 웃으며 마당을 돌고 춤추며 노래합니다. 한국 손님들도 답사로 마당으로 나와서 한판 놀아보라고 합니다. 마침 저희 오운산 한국 대리상인 모여사님의 민요 실력이 가수 못지않다고 소문이 자자한지라 박수로 모셨습니다. 밀양아리랑으로부터 시작한 답가가 박수 속에 그칠 줄 모릅니다...마지막엔 마당 중앙에 커다란 화분에 심은 차나무를 세워 놓고 손에손잡고 둥글게 원을 그려가며 라후족의 단결댄싱을 추어봅니다. 댄싱 스텝을 밟으며 빙빙도는 춤인데 처음엔 자꾸만 스텝이 꼬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익숙해집니다.

 

매년 이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주는 옌종에게 뭐라 감사 표시를 하고 싶은데 같이 노는데 무슨 비용이 필요하냐는 한마디로 딱 자릅니다. 내년에도 많은 외국인 친구들 모셔오면 그걸로 충분하답니다. 다음날은 저희 오두막으로 먼 길 오신 손님들을 모셨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지붕에 중국 국기와 나란히 펄럭이는 태극기를 발견하고는 탄성을 지릅니다. ‘사드문제 때문에 이번 여행 내내 말씀들은 안하셔도 불편한 심정이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다행이 우려했던 상황들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곳의 대부분인 소수민족들은 대도시와는 달리 정치적 현실에 무관심한 편입니다. 가게를 찾아오는 대도시 사람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정치적 문제를 거론하지 않습니다. 혹여 사드문제 등을 거론하더라도 당당히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면 대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제 논리의 주체는 항상 사람입니다.

 

전세계 어디에도 사람이 살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현실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뿐입니다. 나와는 크게 상관도 없는 일시적 정세에 일희일비 하고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라 저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제가 원하는 정직한 차 열심히 만들어 국적 불문하고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과 향기로운 마음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아직도 완성이 덜된 초제소 마당에 둥근 탁자 몇 개 놓고 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며칠간 입맛에 맞지 않는 중국 음식 억지로 드시느라 고생하신 것 같아서 과일과 채소 위주의 상을 차렸는데 너무너무 잘 드십니다. 다락방차모임 회장 사모님은 망고를 얼마나 열심히 먹었던지 입 주위까지 노랐습니다...중국이 음식 천국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윈난의 요리는 향신료가 비교적 강한 편이라서 여간해서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한지 삼년이 되어 가는 저도 소수민족의 식사 초대에 기꺼이 응하지만 아직도 불편한건 사실입니다. 아무리 적응하려해도 한국 사람인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가게 냉장고에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두고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먹고 있습니다.

 

마을 주위에 있는 저희의 생태 차밭에서 채엽해서 그늘에서 적당히 말린 찻잎들로 각자 돌아가면서 살청(殺靑) 체험을 합니다. 비비기를 해서 널따란 광주리에 널어두고 맑고도 깨끗한 윈난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가는 찻잎들의 비틀기를 지긋이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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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설자 2018.01.14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2015년1월에 지묵당 차창 마당에서 태족 마을 사람들의 잔치에 참석한 적이 있었지요.
    너무 즐겁고 흥겹게 어울렸던 기억이 지금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지묵당(운보현)의 만전

 

보이차 사진 작업에 매진한 결과물이 나올 시점이 다가온다. 긴 세월, 고독한 작업이었다.

 

보이차, 보이생차라고 하는 그 차들을 고육대차산과 신육대차산으로 나누고 기타 차산과 기념병차로 나눈 보이차의 계보가 어떻게 정리되고 만들어지는지 조금씩 그 형태가 드러난다.

 

무위산방, 지묵당, 죽로재, 오운산고차, 진미호, 서경호, 쌍어각, 허사화, 홍익, 포랑, 부생반일, 해만차창, 맹해차창 등 보이차의 세계에 새로운 유행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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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도감, 진미호 노만아 2012년

 

필자가 운남성에서 300년 이상의 고차수와 보이차 생산 현장을 확인한 당시는 2004년이다. 한국인이 중국에서 보이차를 주문 제작하는 시기는 대략 2002년 전후가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필자가 완전품을 확인하고 시음해본 기회는 없었다. 정식으로 수입통관 절차를 거칠 만큼의 작업량이 동반된 시기는 2004년 전후가 된다.

 

필자는 2006<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를 초판 발행 후 보이차 마니아로서 2008년부터 보이생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기록의 대상에 포함시켜 보이차를 기록해 왔다.

 

한국에서 주문하여 들어온 보이생차 사진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하나하나 촬영해 나갔다. 이런 나의 작업을 노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의미 없는 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2008년에는 골동보이차와 보이생차를 겸하여 기록해 오다가 2010년에는 보이생차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면서 차 산지별로 구분하여 사진작업을 하게 되었다.

 

사진 작업을 마치고 짧은 영상을 담았다(동영상)

 

이제 그 막을 내리면서 마지막 사진 작업하는 날, 짧은 영상 하나를 남긴다.

책은 6월에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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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생차 시음

 

우리나라 보이 생차 세계에서 누구보다 앞선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무위산방 오수일 대표다. 최근 많은 차 상인들이 신육대 차산을 다닐 때, 고육대 차산을 찾아나서 고수차를 만들어온 분이다. 이곳에서 육대차산의 만전과 만궁을 마시고 신육대차산, 즉 오늘날 가장 인기가 있는 2005년 노반장을 마셨다.

공식적으로 2007년부터 포장지에 노반장 이름을 걸고 나왔지만 그 이전에 만난 차농으로 인해 만든 차이다.

 

대부분 노반장의 생산연도에서 57년이 지나면 강한 기운이 꺽이고 풀어진 맛을 보았다면 이차는 노반장의 고유 특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숙성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사실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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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사 경원스님

 

다미향담은 필자가 국내외에서 차를 마시고 난 후기를 기록하는 곳이다.

때문에 지나가다 마신 엽차까지 기록을 한다면 아마도 구성이 없는 일상편린의 기록이 되는 것이기에 차를 마신 일들은 주제가 분명해야 하고 그 남기는 일들은 처음 다미향담을 시작하면서 남긴 기준을 지키고자 노력해 왔다.

 

차에 대한 자리와 사람들의 기록, 특히 차가 중심주제가 되는 일에 대한 기록이다보니 에피소드가 참 많았다. 간혹 독자에 따라서는 혼돈하는 경향이 있다. 차에 대해서 유명한 사람과 마신 찻자리와 귀한 차 또는 비싼 차를 마신 자리에 대한 기록인가 하는 질의도 있었고 또 일상적인 만남과 나눈 다담 등이 올려지지 않은 일에 대한 질의 등등 소소한 관심과 질문은 다미향담을 진행해 오면서 생긴 작은 오해들이었다.

 

다미향담의 소재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차에 대한 주제로 일관하며 조금이라도 벗어난 주제는 다미향담에서는 같이 자리하지 않았다.

 

20141231일 마지막 날에도 오전 11시에 경기도 광주 광덕사 경원스님과의 찻자리에서 말차와 보이차 홍인을, 인사동 명가원 김경우 대표와 90년대 맹고, 80년대 보이산차, 인사동 예향 갤러리 김용배 대표 와 진사부가 만들었다고 하는 대홍포와 보이생차를 마시고 저녁에는 필자의 사무실에서 중요한 원고를 집필하면서 무이암차인 홍두국과 구평수선을 마셨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하루에 필자가 차에 관한 사람을 만나고 차의 맛을 나누는 시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 모든 만남을 글의 소재로 모두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차의 수준에서도 굴곡이 많고 일상과 차에 대한 특별한 만남도 균형이 맞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날 만난 성격에 따라서 맛을 나누고 함께 향유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냉정한 평가를 해보기도 한다. 여기서 만난 분들의 특성에 따라 공개와 아직 미공개의 글로 나눈 경우도 있다. 인터넷에 오른다는 것은 개인의 근황공개라는 면도 같이 있기에 매사 이런 면에서는 매우 조심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훗날 책에 낼 때는 상황 별로 모두 정리되어 나타나겠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알리는 것은 특별한 사안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참고로 20141231일 기준으로 석우연담을 찾는 키워드 40위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차에 대한 키워드는 녹색으로 구분하였는데 모두 17종이나 된다. 이 중에서 육보차가 36위에 등장하는 것은 올해 10월 이후 계림에 있는 육보차 야생차밭을 탐방하고 1000년된 차와 800년된 차의 수종을 확인한 이후 포스팅을 한 결과이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육보차에 대한 여러가지 차들을 비교해서 마셔보고 이강유설차의 전통방식을 확인하면서 육보차의 포스팅이 늘어난 이유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위의 육보차의 사실처럼 앞으로 2015 다미향담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중국의 차류에 대하여 한국 안에서 우리나라 차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진실과 사실을 화두로 삼아두고 작성할 것을 독자들에게 약속한다.

광덕사에서 경원스님 차 내는 자리

 

석우연담 키워드 40위

보이차,보이생차,홍차,침향,차도구,중국차,대홍포,무이암차,정진단,자사호,녹차,봉황단총,중국향도,명가원,다미향담,천량차,찻자리,행다법,석우연담,공부차,유럽홍차,맹해차창,고선희,다도,중국홍차,푸얼차,보이청병,오명진,차도구옥션,서은주,목책철관음,말차,운남성,김봉건,김경우,육보차,중국차도감,문경다례원,박성채,정산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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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석우연담 키워드 40위 안에는 들지 않았지만 가장 관심있게 찾는 내용은 홍차의 부작용이다. 홍차가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상이지만 과거 보이차가 크게 유행할 때 관심가진 내용이<보이차의 부작용>이었다. 홍차 부작용에 대한 가장 유익한 포스팅은 2012/05/10 - 홍차의 부작용 - 홍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주의 할 점

내용은 치과의사가 학술지에 발표한 내용으로 홍차와 흑차계통의 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참고할 내용이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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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마을 부사장 김복남, 회원전용 코너에서 차를 대접하는 모습 

지난 6월 4일-7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12회 국제차문화대전이 열렸다. 이날 차전문 쇼핑몰의 대표격인 ‘차예마을(대표 박경찬)’에서 국내 업체로는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열었다. 차전문 박람회에 처음 참가한 차예마을은, 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해 부스를 운영하기 보다는  그동안의 고객들과의 만남이 부족한 온라인의 맹점을 파악하고 그들과 오프라인에서의 차 한잔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었다.

차예마을 부스에서 보이차 시음

차예마을에서 취급하는 보이차 시음

차예마을은 온라인에서 가장 대표적인 회사다. 컴퓨터 화면에서 보이는 것만으로 선택한 그 차들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상담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부분들을 김복남 부사장과 심문섭 전무와 직원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차향보다 진한 사람의 향기를 맡으며 대화하는 모습은 참으로 진지하며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하관차창의 대성반장, 가격대비 맛이 좋은 진미호 고죽 등이 인기품목이었다.

 

진미호 제품들

특히 부스 10개를 한쪽 벽면을 기준으로 길게 진열한 것은, 차를 시음하는 자리로서나 회원 전용 테이블의 효율적인 운용 면에서 한층 돋보였다. 차예마을은 올해부터 진미호를 비롯하여 대표격 보이차의 대부분을 취급하고, 백사계 차창의 천량차와 복전까지도 취급하면서 6대 다류 대부분의 차를 취급하게 되었다. 이러한 건강차 부분에서의 체계적인 상품 구성은 다시 한 번 ‘차예마을’의 성공적인 변신을 기대하게 하였다.

 


차예마을 부스 현장 모습(석우미디어 동영상)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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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정 2014.06.14 0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는 참여를 하고 올핸 하지를 못하여, 마음이 많이 적적하였는데. 역시 올해도 그 규모가 대단하였나 봅니다. 특히, 그 유명한 下하關관의 沱타茶차 로 유명한 松송鶴학牌패의 부스가 제일 컷다고 합니다. 올해 참관 하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는 듯 합니다. 또 내년을 기대하여 보아야 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seoku.com BlogIcon 석우(石愚) 2014.06.16 0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 박람회장 분위기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대형 부스가 많이 나오고 고수차를 판매한 부스에서는 인기가 좋은 것 같았습니다.

  2. 김이남 2014.06.14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차예마을, 이런 쇼핑몰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알았습니다.